
여러분은 큰 차를 좋아하십니까? 작은 차를 좋아하십니까?
당연히 저는 어린 시절 큰 차를 좋아했었습니다. 물론 버스같이 무지막지하게 큰 차량은 아니지만, 고급 리무진은 정말 좋은 차라며 동경하였고, 티코 같이 작은 경차는 싸구려 차라고 무시했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은 무조건 큰 것에만 집착하는 ‘어린이’다운 생각이었지만, ‘대형차 선호사상’에 젖혀있는 우리나라 사회 속에서 성장했던지라 성인이 되기 전까지 그것이 진리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 생각이 본격적으로 변한 것은 운전면허를 딴 직후입니다. 이제 상상이나 게임 속이 아닌 현실 속에서 자동차를 몰고 나갈 수 있었고, 현실은 생각보다 어렵고 복잡했습니다. 그리고 역시 게임과 현실의 가장 큰 괴리감은 역시 주차였습니다. 이 세상엔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엄청난 양의 차가 있었고, 그에 비해 주차공간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물론 여기에 주차에 서투른 제 운전 실력까지 반영되었지만요.) 그렇게 늘 주차장만 만나면 고전을 계속하던 중 경차인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를 타봤습니다. 사실 이 차는 경차치곤 덩치가 크죠. 그러나 우와! 이건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평소에 못 들어갔던 공간도 쏙쏙 잘 들어가 감탄사를 절로 내뿜었습니다.
그때부터 평소에 겨우 한명만 타고 다니는 자동차에 이렇게 넓은 트렁크와 뒷좌석 공간이 정말 필요한 게 맞는지 지금까지 나는 나한테 관심도 없는 여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자기만족이나 허세, 거품 같은걸 끼고 다는 게 의심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릴 적 한없이 무시했던 ‘작은 차’에 다시 생각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찾아보니 그러다보니 아주 재밌는 녀석을 알게 되었는데요. 바로 경차보다 더 작은 ‘마이크로 카’가 있다고 합니다. 경차도 작은데, 마이크로카는 얼마나 작다는 걸까요? 오늘은 이 차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마이크로카의 등장 배경
요즘 마이크로카가 각광받곤 있지만 마이크로카가 최근에 생긴 차종은 아닙니다. 이미 세계 1차 대전 이후 오토바이 엔진과 구동계를 얹은 삼륜차에서 마이크로카의 태동은 시작되었으며, 2차 대전의 접전지로 폐허가 된 유럽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궁핍해지면서 본격적인 마이크로카 붐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엔 비누거품같이 작다하여 버블카로 불렸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자동차인 필 P50도 이 때 나왔었죠.
하지만 전쟁은 끝나고 산업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의 생활은 조금 더 나아지기 시작하자 좁아터지고 위험한 버블카는 점점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버블카를 주름잡던 대부분의 기업들이 애당초 기술력과 자본력이 부족한 상태로 출발한지라 대부분 도산했다는 점과 차츰 차량 안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엄격해진 차량 안전 기준에 대해 버블카가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도 버블카 몰락에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98년 스마트가 탄생하기 전까지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버블카가 거의 사라졌던 시절, 벤츠 A클래스를 베이스로(사실 언더바디에 큰 연관성은 없어 보이지만) 시티커뮤니티라는 컨셉으로 만든 다임러-메르세데스의 새 작품 스마트 포투는 그동안 식어갔던 마이크로카의 붐을 다시 한 번 활성화 시킨 대표적인 모델입니다.
이 때 당시 자동차 문화는 새로운 문제점에 직면했습니다. 대도심 속에 수많은 차량이 밀집되면서 최악의 러시아워 발생하였고 이에 따라 함께 발생하는 주차난, 날마다 치솟는 유가 등은 새로운 고통은 안겨줬습니다. 하지만 귀여운 외모의 스마트 포투는 이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었고 여기에 큰 것에 집착하지 않는 유럽인들의 마음을 쏙 뺏기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 포투는 성공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스마트를 구입 시 마음에 걸리는 안전성과 좁은 실내공간이라는 문제를 높은 기술력과 뛰어난 마케팅으로 커버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솔직히 마침 시대적인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크기가 작은 스마트 포투에는 2인승이라는 약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의한 싱글족들의 양산,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확산으로 저조한 출산율 등은 오히려 스마트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이렇게 인기가 좋다보니 경쟁사들도 조금씩 마이크로카에 발을 담그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카의 정의
그럼 도대체 어디까지가 마이크로카인가요? 사실 마이크로카라는 정의는 없습니다! 단지 기존 경차들보다 더 작다는 걸 알리기 위해 메이커들이 만든 마케팅 용어일 뿐이죠.
이건 마이크로카가 발달된 유럽조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의 차량 구분법은 유로NCAP의 의존하며 ‘세그먼트’로 구분합니다. 그 중 가장 작은 차가 A세그먼트(시티카)로 그 규정이 전장 3650mm이하로 우리나라에선 경차 규정보다도 더 느슨합니다. 결국 마이크로카라는 것 자체도 결국 A세그먼트, 즉 경차에 포함됩니다. 단 사전에서는 ‘오토바이 사이즈의 엔진을 얻은 최소형의 자동차’, ‘오토바이와 자동차의 중간점에 있는 차’정도로 경차와 다른 존재임을 인정할 뿐입니다.

그래서 제가 한번 마이크로카의 선을 그려보면 어떨까요? 이건 순 억지인가요? 이유라도 제시할 테니 한번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
첫째, 전장 3000mm이하로 잡겠습니다. 마이크로카라는 것 자체가 혹독한 주차난을 피하고자 만들었다는 걸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차량 길이입니다. 그래서 기준은 크기로 하고자 합니다. 굳이 3000mm이하라고 확실한 선을 그은 것은 토요타가 IQ를 개발할 때 3m 안에 넣으려고 애쓴 것에서 착안한 것으로, 3000과 3101의 차이는 얼마 안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2999와 3100의 차이는 엄청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했습니다.

둘째, 안전 테스트가 간소화되는 저속 차량은 제외하겠습니다. 요즘은 대중자동차 생산 능력이 부족한 전기차 메이커에서 골프카트나 도심 속에서 임의적으로 사용하는 전기차를 내놓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CT&T라는 작은 기업에서 전기자동차를 준비 중인데요. 이들은 4륜 오토바이라는 이유나 친환경 시티카라는 이유로 안전테스트에 간소화하는 일종의 면죄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속도로는커녕 자동차 전용도로도 못 나가는 플라스틱 덩어리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동차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냥 장난감......... 아닙니다.) 물론 마이크로카들 대부분이 원래 고속 주행능력에서 불리하긴 하지만, 할 수 있느냐 없느냐 차이는 확실히 구분하고자 저속차량은 제외하겠습니다.

구입할만한 마이크로카는?
그럼 제가 정한 정의 내에서 우리가 구입할 만한 마이크로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제가 아는 상식 내에서 몇 대의 차종을 소개시켜드릴까 합니다.
가장 먼저 소개시켜드리고 싶은 차량은 벤츠 스마트 포투입니다. 이 차는 위에서 소개시켜드렸다시피 마이크로카의 새 시대를 열었던 장본인으로 작은 차의 단점을 보완하려 노력하여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예로 작은 차는 안전하지 못하다 건 상식으로 통합니다. 하지만 스마트는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물론 마케팅의 효과도 있었지만 실제로 유로엔캡이나 IIHS에서 상위 급 차량보다도 더 우수한 성적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을 만큼 이미 그 안전성은 증명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전장이 2690mm에 불과하니 마이크로카임에는 부정할 수 없고요. 엔진은 1000cc 경차급 가솔린 엔진으로 고속도로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빠르고 안전하다는 의미죠. 그래서 우리나라에 와도 충분히 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작다는 걸 인정하고 그냥 2인승으로 만든 덕분에 실내공간에도 문제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이것도 마케팅을 통해 잘 알려진 내용이죠? 그래서 인기도 좋고 잘 팔립니다. 유럽에선 A세그먼트 차량 포함 1위의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경차를 싫어하는 미국에도 수출합니다. 이 정도면 성공적이죠.

사실 인기를 얻고, 자신감을 얻은 1세대에선 많은 가지치기 모델을 내놓기도 하였습니다. 현재도 팔고 있는 스마트 카브리올렛은 별로 특별한 차량이 아닙니다. 스마트는 아애 새시부터 바꿔 2인승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을 위한 4인승 스마트 포포 (사실 이 차는 마이크로카 아닙니다), 가벼운 중량을 이점으로 낮은 무게중심 설계와 미드쉽 엔진 구조를 얹은 로드스터 등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포포의 경우 같은 B세그먼트 경쟁차에 비해 낮은 품질에도 비싼 가격이 흠이었고, 로드스터는 일단 접근 자체가 어려운 스포츠카이기 때문에 쓸때 없는 적자로 스마트 디비전의 위기만 만들고 씁쓸한 단종의 길을 걷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포투와 포투 로드스터만 남아있습니다. 다만 디자인을 변경하였으며, 엔진도 미쓰비시 제 660cc엔진에서 1000cc 새 엔진으로 바꾸고 CDI 디젤엔진 추가로 더 파워풀 해졌죠.
그러나 그럼에도 스마트 포투를 국내에서 구입한다면 그리 추천할만한 차량은 아닙니다. 다른 것이 아무리 좋다 할지라도 가격이 무려 25,000,000원을 훌쩍 뛰어 넘기 때문입니다. 이건 마니아를 위한 가격이지 소비자를 위한 가격표는 아니죠. 요즘 비싸다는 국산 경차도 풀옵션을 채웠을 때 1,500,000원을 넘지 않는다는 걸 생각했을 때 거의 2배가량 비싼 가격입니다. 그렇다고 국산 경차보다 월등하냐? 그것도 아니잖아요?

그럼 뭘 살까요? 지금까진 스마트 포투의 독주가 이어졌지만 이젠 아닙니다. 최근 토요타가 스마트 포투를 잡기 위해 토요타 IQ라는 모델을 출시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와 비슷한 덩치의 IQ는 뒷좌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 덕에 토요타 IQ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4인승 자동차입니다! 흥! 2인승 차량은 세컨카가 아닌 이상 대인관계와 성적인 매력, 종족번신 본능을 상실해버린 초식남, 건어물녀들이나 필요한 차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좁은 공간을 쥐어짜서 4개의 시트를 집어넣었나 봅니다.
물론 그 전에 크기도 좀 큽니다. 일단 토요타 IQ의 길이는 2,985mm로 스마트보다 더 깁니다. 차폭은 1,680mm로 스마트보다 훨씬 더 넓습니다. 심지어 그 좁디좁은 앞에 다가 엔진을 끼워 넣었죠. 물론 그렇다고 넉넉할 리는 없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필살기! 인테리어에 일부 요소를 삭제하여 공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예로 글러브 박스를 없애 무릎 공간을 마련하여 앞좌석을 앞으로 당기고 뒷좌석을 마련하기도 하였죠.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루저 왜구들에겐 별로 상관없을 텐데.......)
그래도 공간을 쥐어 짠 것은 스마트랑 비슷합니다. 사실 비슷한 건 또 있습니다. 토요타 IQ는 스마트 포투처럼 안전을 강조하기 위해 전방, 사이드, 커튼 무릎 에어백뿐만 갖췄을 뿐만 아니라 뒷좌석 승객끼리 부딪쳐 다치지 않도록 중간에서도 에어백이 튀어나옵니다.

이렇게 노력한 IQ의 실적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일본에서 반응이 뜨겁다는 점과 사이언 브랜드를 통해 감히 미국 진출까지 생각하고 있는 걸 보면 꽤나 적극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슈퍼카 브랜드 애스턴 마틴이 굳이 토요타 IQ를 애스턴 마틴 버전으로 개조하여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걸 보면 부정적인 반응이라곤 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Q 역시 국내에서 타기 좋은 차라고 말씀 드릴 순 없습니다. 물론 정식 출시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구입이 어렵고, 어려운 구입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문제점입니다. 그러나 만일 IQ를 정말 저렴하게 구입했을지라도 문제점이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구매자가 기대하던 ‘경차 혜택’에서 제외된다는 점입니다! 충격적이지만 사실입니다. 이유는 차폭 때문인데요. IQ의 차폭은 1,680mm인데 국내 경차 규정은 1,600mm를 넘을 수 없습니다.
뭐 사실 토요타 입장에선 IQ가 작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차폭을 늘렸고, 어차피 한국 시장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니 상관없는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에서도 절대 경차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물론 660cc의 엔진 규정을 어기고 월드 클래스 규정에 맞는 1000cc를 단 것도 문제입니다. 하지만 엔진은 교체할 수 있어도, 1,480mm 미만의 일본 경차 차폭 기준은 절대로 맞출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과감히 IQ를 만들었습니다. 유럽을 공략하기 위해서겠죠.

그럼 마지막으로 이건 어떨까요? 이 차는 인도 타타의 나노라는 차량입니다. 인도 타타는 가까이 보면 대우트럭을 소유하였고, 멀리 보면 재규어&랜드로버를 소유한 자동차업계의 대부입니다. 물론 돈만 많을 뿐 기술은 부족해 전 세계 시장에서 타타자동차가 선진국에 수출한 적이 드뭅니다. 그러나 타타는 이에 기죽지 않고 역이용하여 이 세상으로 가장 싼 차 ‘나노’를 내놔 세상이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타타 나노가 마이크로카라는 데에는 개인적인 이견이 있습니다. 일단 길이는 3.1미터로 좀 큰 편이며, 나노의 오토바이 엔진은 그리 친환경적이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이 차 역시 안전성에 대해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값이 매우 싸다는 점과 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국내에서 타기 나쁜 차라고 이야기할 순 없겠군요. 다만 이 차를 타기 창피하다는 점과 목숨은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겠죠.

(일본 경차 중에선 가장 작은 축에 속하지만 마이크로카라기엔 좀 긴 스바루 R1)
그럼 지금까지 마이크로카의 매력을 느꼈고 어떤 차가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현실이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안타깝게도 마이크로카로 쓸 만한 차량은 스마트 포투와 토요타 IQ 2대 뿐이었으며 그들은 모두 국내에서 구매하기엔 매력적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근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점점 대세는 마이크로카로 기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미 많은 메이커들은 마이크로카에 도전할 것입니다. 그럼 앞으로 나올 마이크로카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 중 현재 시점에 가장 가까운 차는 고든 머레이 디자인의 T25입니다. 아마 고든 머레이 디자인이라는 회사는 생소한 분들이 많으시죠? 하지만 한때 모든 능력에서 다른 차들을 압도했던 세계 최강의 슈퍼카 멕라렌 F1을 모르시는 분들은 그리 많이 않을 것입니다. 바로 전설의 슈퍼카 멕라렌 F1이 고든 머레이의 손에 탄생하였습니다.
그리고 전설적인 그가 멕라렌에서 은퇴한 이후 차린 회사가 바로 고든 머레이 디자인이라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아직 소규모 신생 기업인 고든 머레이 디자인은 그의 선견지명(?)에 따라 첫 작품을 개발 중인데 한때 슈퍼카를 만지작거렸던 것과는 어울리지 않게도 마이크로카를 개발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역시 이제 곧 작은 차가 대세가 될 거라는 걸 미리 아는 사람다운 행동이겠죠.

그리고 현재 프로토타입으로 공개한 차가 바로 T25라는 소형 마이크로카입니다. 이 차는 정말 작습니다. 스마트보다 더 작죠. 아마 고속 마이크로카 중엔 가장 작은 크기를 자랑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T25의 전장은 겨우 2,400mm, 전폭은 1,300mm밖에 안됩니다. 오히려 1,600mm의 전고가 아슬아슬해 보일 정도죠.
그럼에도 3인이 탑승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미 그가 만든 멕라렌 F1도 3인이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말이 3인승이지 실질적으로 1인승에 늘씬한 아가씨 2명을 끼워 태울 수 있는 정도였죠. 그래서 T25도 기대되지 않습니다. 물론 고든머레이는 운전석은 가운데 있고 뒤에 좌석이 2개를 만들어 효율적인 공간 배치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정말 나머지 2명의 승객은 편히 탈 수 있을까요? 물론 아직 나온 차가 아니기에 함부로 생각해선 안 되지만 글쎄요?
차가 작은 만큼 엔진도 작습니다. 일본이 출처로 보이는 660cc 3기통 엔진이 리어에 탑재되어 있고, 별로 시원스럽지 못한 51마력을 발휘합니다. 하지만 차가 워낙 가볍다보니 최고 145km/h까지 질주가 가능하며 고속도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고든머레이은 T27이라는 이름으로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미 마이크로카에선 전기차가 많다는 걸 생각했을 때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이미 소규모 메이커의 저속 전기차야 샐 수 없이 많고, 요즘은 대기업이 고속 전기차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궁디궁디) 이미 BMW도 전기차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몇 달 전 BMW는 당당히 ‘우리는 전기 시티카를 만들 것이다.’라고 발표하였으며, 메가시티비클이란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물론 잘 알려진 사실이 아니라서 그런지 꽤 쇼킹한 뉴스였죠.
다만 이 차는 마이크로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일단 BMW는 스마트를 지목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전기차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BMW는 ‘시티카’라고만 밝혔습니다. 하지만 BMW 내에서 가장 작은 차를 만들 것은 분명합니다. 공개된 사진으로 보나 현재 BMW의 라인업을 보나 적어도 A세그먼트 혹은 그 이하가 될 가능성이 크죠. 여기에 아직 긴 주행거리를 달릴 수 없어 가벼운 공차중량이 필요한 전기차라는 점도 하나의 가능성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BMW의 버블카 이세타의 후임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당장 이 차의 크기가 밝혀지지 않은 만큼 함부로 결론짓지 않겠습니다.

반면 대놓고 마이크로카를 만든다고 공표한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폭스바겐이죠.
폭스바겐이 곧 양산하겠다고 밝힌 컨셉카 ‘업! EV’은 대놓고 경쟁상대를 스마트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임에도 말이죠! 요즘에는 스파이샷이 찍혀 외국에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는데요. 아마 폭스바겐의 가장 작은 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길이가 3,200mm에 이르고 4인이 넉넉히 탑승할 수 있는 차가 마이크로카라고 하기에는 조금 난해하네요.
업!도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을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만,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땐 값이 저렴한 내연기관 버전도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결국 폭스바겐은 대중메이커니까요. 물론 전기차는 만들며 고속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성능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뭐 이미 폭스바겐이 소형차 하나는 기똥차게 잘 만들고, 또 잘 팔리는데(그만큼 고급차는 안 팔려서 문제지만), 업!의 성공도 이미 예견된 일이 아닐까요?

알려진 것은 이 정도입니다. 그러나 알려진 독일에서만 마이크로카를 만든다고 볼 순 없습니다. 이미 특이한 사이즈의 경차를 만들어야 하는 일본 메이커들에게는 대단한 가능성이 엿보이며, 경차를 사랑하는 이탈리아의 피아트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외에도 유럽의 강호 프랑스의 르노나 푸조가 지고 살리는 없죠. 이외에도 미국 메이커, 심지어 한국 메이커도 충분히 도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이렇게 추측할 수 있는 이유는 마이크로카가 필요한 건 유럽시장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값싼 차를 원하는 개발도상국 시장에도 마이크로카는 충분히 필요한 차량입니다. 그리고 그 시장의 잠재력은 엄청납니다. 곧 마이크로카가 유행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가까운 현대도 브라질과 인도 시장을 위해 마이크로카를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물론 소문이에요. 하지만 가까운 최근에는 기아가 ‘팝’ 이라는 컨셉카를 내놓은 걸 보면 그만큼 점점 마이크로카는 대세가 되었고 곧 더 많은 마이크로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에서 마이크로카의 풍년을 기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석유는 한 방울도 나오지 않고 휘발유가 비싼 나라임에도 말이죠!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해외 마이크로카들은 손해를 보면서까지 한국시장 진출 계획이 없으며, 만일 진출한다 할지라도 가격도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싼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국내 메이커들도 마이크로카 판매를 꺼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오직 품질에서 걱정되는 중국밖에 희망이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뭐 윤리, 기업가 사상 그런 게 없어서 그러냐고요? 그 전에 우리의 모습을 생각해봅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통 태도가 경차 타고 다니면 깔보고, 고급차 타고 다니면 설설 기지 않았습니까? 다시 말해 우리나라는 적어도 차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았습니까? 만약 국내 기업에서 경차보다 더 작은 차를 내놓으면 그걸 타는 사람을 흉보지 않을 겁니까?
마이크로카가 없다고 원망하기 전에 ‘난 작은 차 따위에는 관심 없어요.’, ‘어휴 어떻게 저렇게 작은 차를 타냐, 나라면 그냥 걷겠다.’라는 식의 무관심과 조롱을 버려야 합니다. 물론 선진국이라고 해서 작은 차에 대한 무시가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처럼 대놓고 차별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세계적으로 작은 차가 대세가 되는 만큼 우리나라도 마이크로카를 받아드릴 준비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