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로스터는 의외로 스포츠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다듬어진 차량입니다.
비록 CF에선 부정하는 내용이긴 하지만, 벨로스터는 꽤나 도전적인 모델입니다. 컨셉카에서 탄생한 배경, 3도어 구조, 해치백과 쿠페의 중간 단계 라인업 등 양산하기 조금 껄끄러운 부분이 있음에도 과감히 진행한 차량이기 때문이죠. 아마 보수적인 고객이 주류를 이루던 현대차에서 이 정도 젊은 컬러의 차량을 내놓기란 내부에서도 많은 갈등을 겪었을 것입니다. 만일 ‘디자인’을 강조하는 기아라면 또 몰라도요.
그러나 이런 의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저는 벨로스터를 구매리스트에 올려놓거나 많은 기대를 하진 않았습니다. 물론 독특한 디자인은 패션카로써 가치도 충분하고 젊은 층에게 충분히 어필할만한 차량이긴 합니다. 하지만 디자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제 입장에선 굳이 비싼 비용을 드려 벨로스터를 사느니, 차라리 얌전하고 편하게 탈 수 있는 아반떼가 더 좋게 보였죠.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던 저에게 우연히 벨로스터의 시승기회가 왔습니다. 이게 웬걸? 그냥 독특한 맛과 멋으로 타고 다닐 줄 알았던 벨로스터가 상당히 괜찮은 운전재미로 저의 마음을 바꿔놨습니다. 아니, 현대가 이런 차도 만들 줄 알았던가요? 그동안 현대차는 드라이빙 능력에서 칭찬을 할 만한 것들이 많지는 않았는데 이번에는 많이 다릅니다.
어느 정도로 발전했기에 그러냐고요? 이 답을 드리기 위해 지금부터 벨로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terior

“이 차 이름이 뭐에요?”, “이거 수입차에요? 어? 현대 마크가 있네?”
벨로스터를 보신 분들이 하신 말씀들입니다. 그만큼 벨로스터는 디자인에서 주목받고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아쉽지만 차량 디자인은 이미 다른 이야기를 통해 여러 번 살핀 적이 있기 때문에 간단히 넘어가겠습니다.
벨로스터의 디자인을 간단히 정리하면 독특한 맛에 발걸음을 멈추기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양산차 답지 않은 다양한 시도, 쿠페와 해치백의 중간형 디자인, 그리고 개성 넘치는 컬러와 과감한 라인 처리는 그동안 수입차의 전유물인 줄 알았고, 고지식한 현대에선 절대 있을 수도 없는 일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올해의 현대는 많이 변했죠.
다만 화려한 굴곡이 조금 더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음에도 그대로 막아 놓은 것에 대해선 약간의 아쉬움도 느껴집니다.
Interior

인테리어의 품질은 대단한 건 아니지만 생각보단 좋습니다.
인테리어 역시 디자인은 이미 살펴봤으니 상품성이라는 부분을 살펴보죠. 벨로스터의 실내 마무리는 생각보단 좋습니다. 사실 이 정도 차량이라면 플라스틱으로 도배할 만도 하지만 대시보드 위쪽은 우레탄으로 만들어 푹신함이 있으며, 도어 부분도 우레탄과 가죽으로 처리하여 사람의 몸이 닿는 부분만큼은 푹신하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다만 천정부분은 얇은 플라스틱에 직물을 살짝 입힌 것처럼 생겼는데, 속이 텅텅 빈 느낌이 나 별로 인상적이지 못합니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꼭 사라는 의미일까요?

수납공간은 현대가 자랑하는 장기 중 하나입니다.
수납공간을 준비하는 능력에서 현대는 늘 좋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넓은 글러브 박스와 DSLR도 부담 없이 들어가는 깊은 2단 센터콘솔, 동전 수납함이 있는 컵홀더, 그리고 센터페시아가 꺾이는 부분에 마련된 공간까지, 비록 스타일을 강조해야할 벨로스터이지만 갖출 건 다 갖추고 있습니다. 아참 선글라스 케이스와 대형 컵홀더가 마련된 도어수납함도 빼놓으면 안 되겠죠? 찾을수록 넉넉합니다.
물론 수납공간의 조명이나 마무리라는 부분에서 인상적인 모습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이 정도 사이즈의 차량에선 기대되는 것도 아니니, 굳이 지적할만한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벨로스터의 인테리어를 운전이라는 기준에서 살펴봐도 훌륭합니다.
사실 스포츠성을 지향한다면 운전에 대한 준비는 확실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벨로스터는 그 부분에서도 만족할 만합니다. 일단 쿠페의 대형 도어는 멋에는 좋지만 사용에는 약간 불편합니다. 하지만 문을 닫을 때 실내 손잡이가 확실히 준비되어 있어 닫기 불편하지 않습니다. 또한 도어가 크면 안전띠는 뒤로 밀려가 손으로 잡기 어려워지는데요. 벨로스터에는 친절하게도 앞으로 빼주는 것이 있습니다. 이런 건 쿠페라면 당연히 필요한 구성이 아닐까 싶네요.
이외에 버튼 시동 버튼이 특이한 위치에 있는데 처음엔 생소했지만, 사용해보니 위치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에어컨 버튼과 비슷하다는 점과 조수석에서 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릴 뿐이네요.

의외로 운전 시야라는 부분에서도 세단만큼은 나옵니다.
사실 벨로스터의 운전 시야는 차고와 운전포지션이 낮고 창문도 넓은 편이 아니라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요즘 세단들이 운전 포지션을 워낙 낮추다보니 상대적으로 벨로스터의 좌석 포지션이 그리 낮다는 인상이 없습니다. 그 덕에 정면 시야는 막 좋은 수준은 아니라도 요즘 세단만큼은 나오고요. 측면도 창의 길이에 비해 차가 짧아 나쁘지 않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후방시야를 걱정하는데 이 역시 놀랍게도 훌륭합니다. 벨로스터에는 보기와 달리 2개의 창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상당히 넓은 후방 시야를 제공하기 때문이죠. 물론 그 가운데를 가리는 골격이 있긴 하지만 그리 신경 쓸 정도는 아닙니다. 이는 인사이트, 프리우스와 비슷한 구성이 아닐까 싶네요. 이외에도 사이드미러 크기가 괜찮은 편이고 차량 길이도 짧아 특별히 불편함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아참 황송하게도 후방 센서와 후방 카메라까지 있으니 오히려 후방 시야는 밝다고 해야겠네요.

현대가 의외로 세미버킷시트는 괜찮게 만들죠? 벨로스터도 마찬가지입니다.
벨로스터의 시트는 시각적으로 보는 입장에서도 눈에 많이 띕니다. 벨로스터 엠블럼이 새겨진 것도 그러하고 그랜저에 이어 다소 복잡한 가죽 형상도 그러하죠. 그만큼 승차감과 운전자를 잡아주는 능력에서도 훌륭하여 세미버킷시트라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외에 가죽의 질감도 나쁘지 않고요.
또한 운전석 시트는 앞뒤 조절 기능과 높낮이 기능을 전동식으로 제공합니다. 하지만 등받이 조절은 전기모터가 도와주지 않고 대신 원터치 폴딩 레버가 들어가는데, 굳이 조수석 쪽에 뒷문을 마련했음에도 이런 구성을 갖춘 건 제네시스 쿠페의 눈치를 보는 건가요? 이외에도 조수석은 앞뒤 조절과 등받이가 모두 수동이며 앞좌석에는 2단 열선 기능이 있습니다.

뒷좌석은 그리 넓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앉아있을 수준은 되죠.
벨로스터의 최대 마케팅 포인트를 비대칭도어로 잡을 만큼 독특한 구조가 특징입니다. 운전석에는 1도어, 조수석은 2도어라는 독특한 구성을 하고 있죠. 놀랍게도 뒷문이 보조적인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고 시크릿 도어가 마련된 진짜 문입니다. 그 덕에 하드탑 도어는 놓쳐버렸네요. 하지만 전 이런 구성이 반갑습니다. 사실 뒷문이 있어서가 아니라 조수석 문이 작아져서 동승자가 문콕할 일이 적어졌기 때문이죠.
그럼 뒷문도 제대로 생겼는데 뒷좌석에 타보면 어떨까요? 일단 아무리 정식 도어가 생겼지만 그리 큰 편은 아니라서 들어가기 편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앞좌석 시트를 접고 넘어가는 것보다야 훨씬 낫죠. 그리고 이렇게 들어온 공간은 생각 외로 괜찮습니다. 물론 키 170cm를 기준으로 엉덩이를 꽉 붙이고 허리를 붙이면 유리에 머리가 아슬아슬한 공간으로 생기긴 하는데, 언제부터 늘 사람들이 정자세로 앉습니까? 자세히 보면 엉덩이로 앞으로 빼고 허리도 숙이는 걸요. 그런 면에서 공간이 나쁘진 않습니다. 다만 오래 탈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이외에 의외로 리어도어 마무리가 잘 되어 있고 조수석 쪽은 창문도 열 수 있습니다. 또한 가운데에 굳이 자리를 만들지 않고 컵홀더를 둬서 기능을 살린 점도 나름 뒷좌석에 사람이 타는 것에 대한 배려는 하고 있습니다.

트렁크 역시 넓지 않습니다. 하지만 넓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트렁크의 크기는 세단의 1/2 수준 즉 해치백 수준입니다. 사실 구조는 해치백과 거의 같아 트렁크 후드는 리어윈도우까지 함께 열리는 구조이고 파티션을 통해 짐을 가릴 수 있죠. 대신 뒷좌석 시트가 풀폴딩 되기 때문이 필요하면 웬만한 세단보다는 훨씬 넓은 화물 공간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해치백보다야 약간 덜 하긴 하겠지만, 해치백과 비견되는 실용성을 갖췄다는 점에선 높은 평가를 하고 싶네요.
Engine

아반떼와 동일한 1.6 GDI엔진은 분명 부족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벨로스터라면 더 높은 성능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공차중량 1.2톤의 차량에 140마력까지 쥐어짜는 1.6 GDI엔진이 절대 부족한 출력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나중에 1.2 터보GDI 같이 경제적인 엔진도 원하는 걸요. 만일 이보다 더 강력한 엔진이 준비되어도 구입할 고객은 분명이 했으며, 당연히 실제 주행 시에도 출력에 대한 스트레스는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 벨로스터를 위한 엔진 세팅의 변화는 아예 없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차량에 느껴지는 힘도 저rpm보다는 꾸준하게 올라가 고rpm 영역(5,000rpm 부근)에서 피크를 찍고 내려오는 감마엔진의 스타일이 유지되고 있고, 엔진 회전질감이 조금 사납거나 엔진 반응이 살짝 느리고 섬세한 반응에 대응하지 못하는 단점도 여전합니다. 이외에 악셀 페달 반응이 초반에 집중된 성격도 그대로이고요. 공회전RPM 제한이 없어 6,500rpm까지 돌려주기도 합니다.
그래도 짧아진 기어비 덕에 아반떼보단 아주 조금 더 빠른 시간 안에 시속 100km/h까지 내달려주며 160km/h까진 무난하게 가속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에 따라 잃은 것은 고속 가속력으로 160km/h 이후부턴 가속이 확실히 답답해지며 180km/h 이후부턴 가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습니다.
앞으로 아래에서 이야기 하겠지만, 벨로스터의 고속 주행능력이 훌륭하다는 걸 생각했을 때 앞으로 고성능 엔진이 나와야 스포츠카 대우를 확실히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행히 마침 현대는 200마력이 넘는 1.6 GDI 트윈스크롤 터보를 내논다고 했으니 기다려봐야겠죠?
Transmission

6단 자동변속기는 그 나름대로 벨로스터에 맞추려고 신경 쓴 티가 납니다.
일단 벨로스터의 독특한 기어레버를 통해 많은 제가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었는데요. 디자인은 좋지만 수동모드가 운전자 쪽으로 왔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최근 현대가 뿌리는 패들 쉬프트도 추후엔 준비해주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하고요. 앞으로 DCT(듀얼클러치) 미션이 나오더라도 기어레버가 바뀌는 것이 아닌 만큼 개선이 요구되는 바입니다.
현재 토크컨버터 방식의 6단 자동변속기에는 벨로스터를 위해 공을 들인 티가 납니다. 곧 DCT 미션이 들어간다고 하는데도 말이죠. 물론 크게 변한 건 아닌데요. 종감속 비를 낮춰 전체적인 기어비가 짧아졌다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 덕에 차량 순발력과 가속력이 향상되었고, 대신 고속 정속 주행 시 100km/h에서 6단 락업이 걸린 상태로 평지 주행을 하면 2,000rpm에서 살짝 더 쓰는 정도로 사용하는 RPM이 올라갔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변속기 제어 프로그램도 변했습니다. 벨로스터는 기존 현대차와 달리 락업클러치(수동의 마찰클러치처럼 직접 붙여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클러치, 사용 도중에는 변속을 할 수 없다)의 사용 비중을 낮추고, 대신 다운쉬프트가 더 활발해졌습니다. 즉 악셀을 조금만 밟아도 버티지 않고 바로 기어를 내려 가속하기 때문에 더 시원하게 추월을 할 수 있게 되었죠. 이런 세팅은 스포티해졌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토크컨버터가 악셀을 여러 번 반복조작을 했을 때 따라가지 못하고, 수동모드의 엔진&변속기 보호성향이 워낙 강해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 수동모드에서도 금세 자동 업쉬프트가 이뤄진다는 점은 여전히 현대차의 자동변속기에 대한 아쉬움을 남게 만듭니다.

연비를 보면 솔직히 지금의 1.6 GDI 엔진이 혹하기도 합니다.
사실 현재 벨로스터에 들어간 1.6 GDI 엔진은 성능에서 그리 큰 만족함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부족하진 않았지만 즐거운 드라이빙을 하기엔 약간 모자랐죠. 하지만 연비를 생각해볼 때 이 엔진은 고민의 가치가 높습니다.
일단 벨로스터의 고속도로 연비는 16.3km/L이 나왔습니다. 이게 막 쥐어짠 연비가 아니라 서울근교에서 많은 차량들과 함께 내려오면서 받은 연비입니다. 엑티브 에코를 키고 그냥 정속주행만 한다면 20km/L도 거든해 보입니다. 반대로 고속도로에서 필요할 때 150km/h까지 내지르면서 달려보니 14km/L대를 보여줬고, 꽉 막힌 시내에선 12km/L대를 보여줬습니다. 이 정도라면 나쁜 수치는 아니죠?
물론 아반떼나 엑센트에 비해선 나쁜 수치일 것입니다. 변속기 세팅을 볼 때 연비가 잘 나올 조건은 아니었죠.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인 젊은 친구들의 생활을 힘들게 할 정도의 연비는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1.6 GDI 엔진의 가치는 고성능 엔진이 나오더라도 여전히 유효해 보입니다.
NVH

NVH 차단 능력에 대한 이야기는 참고용으로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우선 양해부터 구해야할 것 같습니다. 제가 탄 시승 차량은 각종 이벤트와 전시용으로 고생한 녀석인지라 내장재 일부가 파손되고 리어도어 몰딩이 사라진 차량입니다. 즉 제가 오렌지색을 타보고 싶어서 선택한 것이라 제 스스로에는 불만이 없었지만, 정숙성을 평가하기엔 악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양해해주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렇게 살짝 아픈 벨로스터의 정숙성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습니다. 엔진 사운드와 약간의 미진을 포함해 차량의 각종 작동소리도 간헐적으로 들려왔으며, 탄탄한 휠하우스 마감과 달리 하부 소음은 그리 잘 차단되어 있지 않아 모래가 튀는 소리가 많이 유입되었습니다. 이외에도 풍절음은 유리쪽에서 살포시 들어왔고요. 하지만 벨로스터에 정숙성을 기대하고 구입하는 사람이 몇 없다는 걸 감안하면 차가 시끄러워서 힘들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민감한 사람 입장에서 ‘뭐 귀찮은 소리가 많아?’정도 소리라고 할까요?
이외에 배기음은 아반떼보단 살짝 중저음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소리가 크지 않아서 운전자가 즐길 만큼 큰 정도는 아니고 중저음의 소리로 바뀌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만큼 정도입니다. 아마 민감하지 않다면 밖에서나 소리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하죠. 오히려 이런 배기음은 더 박진감 있게 만들어도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Steering

스티어링 휠에는 현대답지 않은 짱짱함이 느껴집니다.
벨로스터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던 가장 첫 번째는 스티어링 휠입니다. 일단 가죽으로 마감된 스티어링 휠의 크기나 가죽 감촉은 나쁘지 않습니다. 또한 수동식 텔레스코픽 기능이 있어 운전자의 다양한 체구에 대응한 구성도 좋습니다. 이외에 오디오, 핸드프리, 트림컴퓨터 버튼도 휠에 마련하고 있는 점에서 구성이 나쁘다 이야기하긴 어렵네요.
하지만 벨로스터의 진가는 스티어링 휠을 돌려봐야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벨로스터 역시 MDPS(전기모터 파워 스티어링 휠)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개량형이던 아니던 간의 지난 MPDS처럼 가볍지만은 않고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단순히 무게감만 비교한다면 독일차와 비슷한 수준이랄까요? 물론 그만큼 예민해지고 피드백도 좋아져서 돌리는 재미가 있을 정도입니다. 비록 세계 최고 수준의 즐거움은 아니지만, 현대가 언제부터 이렇게 재밌는 차를 만들 수 있었죠?
이외에 당연 속도에 따라 무거워지는 속도감응형이 있습니다만, 초반부터 무겁게 세팅해놓은 지라 그 변화의 폭이 크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무거워지고 있죠. 또한 광폭타이어인지라 노면을 다소 타는 성향은 있지만 그렇게 심한 건 아니라서 운전이 힘들 정도는 아닙니다.
Suspension

서스펜션 세팅도 기존 현대차가 맞는지, 혹시 다른데서 만들어온 게 아닐지 의심스럽네요.
제가 알기로 그리고 직접 들어다 봐도 앞쪽은 맥퍼슨 스트럿, 뒤쪽은 토션빔(CTBA) 구조가 그대로이며 유명제품의 쇽업쇼버, 스프링을 사용한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팅을 잘해 논 덕인지, 아니면 유명 연구진을 불러 모아 손댔는지 몰라도 생각보다 훌륭합니다.
일단 차고가 낮은지라 자동차의 한쪽으로 쏠려 자세가 무너지는 정도부터 작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강하게 힘을 가해도 탄탄한 하체가 버텨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이뿐만 아니라 피칭(앞뒤 흔들거림)이나 롤링(좌우 흔들거림)의 양도 잘 억제되어 있어 운전자도 불안감 없이 코너를 즐겁게 공략할 있습니다. 굳이 아쉬움을 찾자면 차량의 자세가 복원될 때 속도가 약간 느린 정도일까요? 그뿐입니다.
벨로스터가 코너에서 느껴지는 차량 움직임은 뉴트럴스티어(코너 밖으로 뛰쳐나가지도, 안으로 말려가지도 않는 현상)에 가깝습니다. 요즘 현대차가 약간 오버스티어(코너 안으로 말려들어가는 현상)를 띄워서 자세가 불안한 대신 조금 더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요. 벨로스터는 그런 경향 없이 매우 안정적으로 돌아줘서 차량 한계가 높게 느껴집니다.
이외에 차량을 한계 이상으로 급격하면 움직여 보면, 약간 오버스티어 성향을 보여줍니다. 당연히 이때는 VDC가 강하게 개입하여 자세를 잡아주죠. 하지만 이 정도까지 느끼려면 상당히 위험한 시도가 필요해 보입니다.

심지어 고속주행능력도 좋습니다. 아니 잠깐! 제가 현대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던가요?
물론 벨로스터의 1.6 GDI엔진은 고속점유율이 높은 차는 아닙니다. 하지만 하체만큼은 고속영역에 충분히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 차가 쥐어짜서 내는 180km/h의 속도에도 차량이 불안하게 뜨는 기분을 느낄 수 없으며, 아래로 내려앉는 기분도 아니지만 그냥 그 자세로 불안한 느낌 없이 달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노면의 굴곡에 의해 점핑을 해도 자세가 무너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차량에서 무게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잠깐 언제부터 현대차가 사뿐함 대신 무게감을 보여줬죠?
그렇다고 해서 승차감이 아주 나쁜 것도 아닙니다. 좀 딱딱하다곤 느껴지지만 거칠거나 불편한 수준은 절대 아니었기 때문이죠. 일상에서 옆 사람의 핀잔 없이 편하게 탈 수 있고 오래타도 그리 피곤한 세팅도 아닙니다. 이런 면을 볼 때, 그리고 지난 i30이나 투스카니의 서스펜션이 좋은 평을 받을 걸 볼 때 현대가 FF구동의 서스펜션 세팅 능력은 확실히 잡아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Wheel & Brake

시원시원한 18인치 알루미늄 휠과 광폭의 타이어도 인상적입니다.
일단 휠은 디자인의 만족감이 무척 높습니다. 특히 바디컬러로 포인트를 준 점은 충분히 개성적이고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사이즈도 18인치면 이 차의 체급에 비해 큰 편이며, 타이어도 215/40R18 사이즈로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물론 타이어 제품은 금호 솔루스 KH25로 평범한 OEM 타이어입니다. 하지만 타이어가 얇아 자세가 무너지는 양이 적고 탄탄한 하체와 만났기 때문에 성능이 크게 부족하다고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더 즐거운 드라이빙을 원한다면 고성능 스포츠 타이어로 교체하는 것이 좋겠죠?

걱정 마세요. 브레이크 성능도 나쁘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현대차에서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브레이크였습니다. 벨로스터 역시 1피스톤 켈리퍼와 디스크 브레이크로 그리 인상적인 모습은 없는데요. 하지만 막상 사용해본다면 제동성능은 아쉽지 않습니다. 물론 사용에 있어서는 현대차 특성대로 초반의 답력에 집중한 제동 스타일이라서 일상에서 브레이크로 성능에 불안함보단 섬세한 조작에 대한 불편함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런 세팅이 맹점이 드러나는 강력한 브레이크에서도 벨로스터는 그 성능이 나쁘지 않습니다. 저속&중속&고속을 기준으로 나눠서 풀브레이킹을 시도해봤으나 밀리는 느낌은 전혀 없었으며, 자세가 흐트러지는 경우도 없습니다. 심지어 와인딩에서 잦은 제동으로 부담을 줘도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진 않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브레이크 성능을 합격점 이상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외에도 자세제어장치인 VDC는 다른 모델보다는 개입하는 타이밍이 조금 늦긴 한데, 위험이 판단되면 확실하게 잡아 자세를 유지시켜주므로 기능성에서 떨어지진 않습니다.
Option

벨로스터의 오디오 성능과 내비게이션은 의외로 좋습니다.
벨로스터에 사용되는 오디오 시스템은 최근 국내에서 만들어져 그랜저에 사용한 디멘션 오디오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 가격대의 차량에서 오디오에 신경 쓴다면 얼마나 신경 썼을까 생각되었는데, 실제로 사용해보니 정확히 몇 개의 스피커가 들어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중저음 표현이나 고음 표현이 확실합니다. 이 정도 품질이라면 적어도 준대형차까지 가야하는데 그 급에 맞는 오디오 성능을 갖추고 있어 젊은 자동차 오너에게 많은 어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음악 파일의 호환성도 마음에 듭니다. 당연 CD로도 들을 수 있고 요즘 많이 사용하는 USB나 핸드폰 블루투스를 이용해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까요. 요즘 세대를 공략한다면 이 정도는 곡 필요합니다.
현대차의 내비게이션도 성능이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우선 화질이 좋아졌고요. 지도의 그래픽도 디테일 해졌습니다. 이외에 터치스크린에 버튼을 배열할 때 운전자 쪽으로 오는 것도 좋네요. 또한 기아차와 달리 내비게이션의 신뢰도 훌륭합니다. 이번 기회에 프로그램을 개선한 것 같은데 앞으로 전 차종에 확대되었으면 좋겠네요.

이외에도 화려하진 않아도 갖출 건 다 있습니다.
하이패스 단말기, 오토라이트, 6개의 에어백, VDC, 후방 센서와 카메라 등 등 요즘 차량에 기대되는 것 정도는 갖추고 있죠. 여기에 레인센서나 열선 스티어링 휠, HID램프 등을 욕심내는 건 무리수인가요? 사실 스포츠쿠페라면 이정도만 해도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차량 선택의 폭이 좁은 건 여전히 아쉬운 구성인데요. 물론 아반떼와 비교한다면 벨로스터의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결코 아깝진 않습니다. 다만 2가지 라인업밖에 선택할 수 없는 건 다양한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아쉽게 느껴지네요. 특히 스포츠 성격이 강함에도 상위 트림은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없다는 점과 확실히 옵션을 줄여 가격이 저렴한 염가 모델이 없다는 건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벨로스터는 어떤 차?

벨로스터의 경쟁력은 제가 생각하던 것 이상이었습니다.
사실 판매가 이뤄질 모델도 아니고, 제네시스 쿠페처럼 이미지를 이끌 차량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벨로스터는 만드는데 있어 상당히 신경 쓴 티가 납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엔진이 그대로라서 껍데기만 바꾼 차 정도로 생각했는데, 나름의 주행재미와 밸런스도 좋아 제네시스쿠페가 너무 부담스러운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기엔 충분한 모델이었습니다.
다만 이 뛰어난 운동성능이 1.6 GDI 엔진에만 사용하긴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래도 현대는 1.6 터보 GDI 엔진과 DCT(듀얼클러치 미션)의 추가 계획을 발표하기도 하였는데요. 앞으로 빠른 출시로 성능에 목마른 갈증이 해소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지금 판매하는 1.6 GDI엔진도 훌륭한 연비와 부담을 줄인 가격이라는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없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벨로스터의 가격 역시 나쁘지 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 눈으로 봤을 땐 너무 비싼 차라고 생각했으나 이 정도를 아반떼에 튜닝을 통해 이뤄낸다고 했을 때 (오디오, 서스펜션 등) 200만원의 가격 차이는 이 차에서 충분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옵션라인업을 여전히 지적하고 싶은데요. 2가지 밖에 선택할 수 없는 차량 라인업을 빠른 개선이 요구됩니다. 물론 이런 부분은 앞으로 개선방향도 충분한지라 빠른 개선을 통해 사람들 사이에서 ‘별로스터’가 아닌 진짜 ‘벨로스터’로 거듭나길 바래봅니다.
간단히 정리하는 현대 벨로스터

시승차량 : 현대 벨로스터 익스트림
장점 : 컨셉카에서 따온 디자인으로 시선 집중!, LED 적극 활용, 톡톡 튀는 컬러, 독특한 차량 라인과 빵빵한 휀더, 우레탄을 적극 사용한 실내 품질, 넉넉한 수납공간, 친절한 안전띠, 의외로 넉넉한 운전시야와 후방카메라, 후방센서 존재, 의외로 괜찮게 나오는 현대표 버킷시트, 3+1도어의 독특한 형태, 사실 조수석 문이 짧아진 게 더 반갑다. 뒷좌석에 들어가기도 훨씬 쉬워진 편, 뒷좌석 공간은 형식에서 그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넓진 않지만 해치백과 비슷한 구조이며, 풀폴딩으로 더 실용적일 수 있는 트렁크, 출력수치나 차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부족함 없는 1.6 GDI 엔진, 기어비를 짧게 줄이고 프로그램을 스포티하게 바꾼 6단 자동변속기, 아반떼보다 나빠졌지만 여전히 훌륭한 연비, 제법 무거워진 스티어링 휠, MDPS치고는 피드백도 훌륭, 탄탄한 하체, 저렴한 타이어를 끼웠음에도 뛰어난 코너링 능력, 고속 주행능력, 승차감도 훌륭, 제동성능은 아쉬움이 없다, VDC 개입은 살짝 늦게 개입, 의외로 훌륭한 성능의 오디오, 성능이 개선된 내비게이션, 풍부한 옵션,
단점 : 디자인의 호불호가 엇갈린다. 각종 굴곡에 실용성이 더해졌으면, 노력은 했으나 기존 현대차와 다를 바 없는 인테리어 디자인, 아쉬운 천정 마무리, 시동버튼의 디자인적 감각이나 시도는 좋은데 옆 사람이 건들까 걱정된다, 전동식등받이가 빠진 건 제네시스쿠페 눈치 보는 건가?, 그래도 뒷좌석과 트렁크를 원한다면 세단으로 가라!, 아반떼와 같은 1.6 GDI 엔진은 조금 거칠고 답답하며 더 강력한 출력이 요구된다, 그래도 스포츠 주행을 원한다면 수동이나 DCT로 가자!, NVH 차단 능력은 전체적으로 별로, 조금 더 배기음이 적극적이었으면, 브레이크의 초반집중타입은 조금 리니어하게 바뀌었으면, HID헤드램프 등 조금 더 옵션이 필요하다, 2가지 라인업 선택은 아쉬운 구성
국내경쟁모델 : 기아 포르테쿱, BMW 미니, 푸조 RCZ 등
현대 벨로스터 제원
길이 : 4,220mm
너비 : 1,790mm
높이 : 1,400mm
휠베이스 : 2,650mm
윤거(앞/뒤) : 1,557mm/1,570mm (18인치 휠)
바디 : 3+1도어 4인승 모노코크 해치백&쿠페
공차 중량 : 1,230kg (자동)
엔진 명 : 감마 1.6 GDI
엔진 형식 : 1,591cc I4형 150바 실린더 내 직접 연료분사장치 (GDI), 16밸브 DOHC, 듀얼 VVT 등
엔진 출력 : 140마력/6,300rpm, 17kg*m/4,850rpm
구동 : FF(프런트 엔진, 프런트 구동)
트랜스미션 : 6단 기어트로닉 토크컨버터 자동변속기 (수동모드)
연료탱크 : 50L
연비 : 15.3km/L (자동)
CO2배출량 : 153g/km
스티어링 : 랙앤피니언 기어 (속도 감응형 전기모터 파워어시스트)
서스펜션(앞/뒤) : 맥퍼슨 스트럿/토션빔, 코일 스프링, 쇽 업저버
브레이크(앞/뒤) : V디스크/디스크(4채널 ABS, VDC 등)
타이어 : 금호 솔루스 KH25 215/40R18
가격 : 17,900,000원(유니크 수동) ~ 21,700,000원(익스트림 자동 + 선루프)





